흥신소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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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두 학생이 있다. 대학생 탐정으로 명성이 드높은 한유성. 그런 유성을 못마땅하게 여기면서도 늘 근처를 맴도는 수정. 얼핏 보면 친밀한 건지 사이가 나쁜 건지 알 수 없는 두 사람의 관계는 바로 '범죄 코디네이터'와 '진짜 탐정'! 유성은 주변인이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종해 '논리적으로 해명 이용 가능한' 범죄를 일으키고, 수정은 유성의 폭주를 막기 위해 내키지 않는 걸음을 뗀다. 두 사람의 논리 싸움은 점차 알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 지난 10월 출간된 국내 작가 배연우의 소설 [탐정, 수정]을 읽었습니다. 이 소설은 제7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수상작인 표제작을 비롯해 다섯 편의 에피소드를 수록한 연작 단편집으로, '겉으로는 대학생 이지만 사실은 모리아티 같은 범죄 코디네이터'인 한유성과 그의 계획을 꿰뚫어 보는 '진짜 탐정' 수정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본격미스터리입니다. 그 동안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수상작이 출간될 때마다 매번 챙겨읽었지만 개중 본격미스터리인 작품은 적었는데, 이 소설은 표지부터 본격미스터리라고 광고를 하길래 어떤 내용일지 읽기 전부터 궁금했습니다.
[탐정, 수정]은 자질구레한 요소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추리물의 형식미를 이리저리 건드리는 것만으로 승부하는 소설입니다. 단서를 의도적으로 심어놓아 자신이 유도한 진실을 만들어내는 탐정이자 범인 한유성, 그리고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지만 한유성의 함정을 읽어내어 진짜 진실을 밝혀내는 수정의 논리 대결이 촘촘하게 짜여 있으며, 기존의 탐정-조수 역할을 비트는 전개 역시 돋보입니다. 매 에피소드마다 후더닛과 하우더닛, 클로즈드 서클과 도서 미스터리 등의 요소를 골고루 써먹는 등 국내 추리물 중에 이 정도로까지 본격미스터리에 치중한 소설은 매우 드뭅니다. 그 부분은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아쉬웠던 부분은, 작중 한유성과 수정의 특이한 관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려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겠거니 힌트는 주는데, 시리즈 차기작을 염두에 둔 탓인지 그 과거가 정확히 묘사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읽는 동안 이 두 캐릭터에게 빠져들기가 어려웠어요. 최소한의 설명이라도 있었으면 받아들였을 텐데 아무것도 안 나오니 좀 그렇더군요. 차기작에서는 인물들의 배경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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